캠프가 끝나고 멈추지 않는 취업 고민
비전공에 Figma 원툴인 내게 취업 고민은 당연한 문제였다. UIUX를 접하고 운이 좋게 바로 스파르타 코딩 클럽 UIUX디자이너 트랙을 수강할 수 있었지만 곧바로 경험의 문제에 부딪혔다. 대략 40여개의 회사에 지원해도 모두 불합격되었다. 가장 큰 문제는 포트폴리오에 "저는 지금 당장 실무로 투입할 수 있어요"라는 메세지가 담기지 않은 것이었다. 캠프에서 진행한 프로젝트에서 나의 기여도는 높아봤자 25% 이므로 큰 메리트가 없는 것 같았다. 여기서 배운 것을 통해 개인프로젝트 혹은 동아리나 대외활동경험이 풍부해야 했다. 하지만 동아리는 모집기간이 정해져 있어 마냥 기다릴 수 없었고 개인 프로젝트는 갑자기 홀로서기엔 막연했다.
이때 나의 고민을 관통하는 제안이 슬랙 공지방에 올라온다.
한 달 인턴을 지원하다.
나는 작은 경험이더라도, 한 달이라도 실무 경험을 하고 싶었기에 망설임 없이 신청했다. 이때 포트폴리오를 제출해야 했는데, 캠프의 커리어톤을 통해 지속적으로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있었던 터라 어렵지 않게 제출했다. 지원 후 업무 시작 일주일 전부터 온보딩을 하는데 이때 회사에 대해서 알아보고 클론 디자인을 하면서 실무에서 당황하는 일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했다. 하지만 한 기업에서 운영하는 서비스가 많았기에 나는 어떤 서비스를 중심으로 파악할 것인지 집중하기 어려웠다. (신청 페이지에서 기업의 정보가 적었기에 발생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다음 기수에서는 조금 더 회사의 생각과 업무 플랜을 담은 JD가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인턴 업무를 시작했다.
나는 이렇게 일을 했다.
처음 입사하고 줌으로 회의를 하는데 이사님과 나, 백엔드 개발자분과 셋이서 팀이라고 하셨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 같이 생각해보자고 말씀하셨는데 이 말을 듣고 내가 필요해서 뽑히기 보다는 뽑고나서 어떻게 쓸지를 생각해보신 것 같았다. 그래서인지 나는 MVP 화면 제작을 맡았고 이 과정에서 어떤 기능과 플로우가 나올지 생각해야 했다. 이 생각들을 논리적으로 정리해서 노션의 문서 형태로 옮겨적었다.
내가 일한 곳은 디노스튜디오였고 레더사(PPL 제공 회사)와 인플루언서를 매칭시켜주는 일이 핵심 사업이었고 나는 인플루언서가 판매를 위해 사용되는 멀티링크 판매 사이트를 제작하는 업무를 맡았다.
생소한 서비스를 다루면서 많은 생각들이 들었다.
목적과 기준이 있게 일하고 싶었다.
아무 플랜이 없는 상태에서 나는 스스로 이 서비스에서 가장 필요한 것들을 생각해야 했다. 그래서 이사님께 많은 질문을 드렸고 Q&A 노션 페이지를 만들어 정리해두었다. 그래도 이 서비스는 워낙 생소했기에 경쟁사 사장님들의 인터뷰 영상, 회사 페이지에 나와있는 소개글 등을 찾아보며 서비스를 이해했고 그 과정에서 '이 서비스가 MVP로서 최소한 갖춰야 하는 기능들은 무엇일까?', '현재 가지고 있는 소스로 최대 효과를 발휘 하려면 어떤 디자인을 해야할까?' 라는 고민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내가 진행했던 모든 개선, 신규 디자인은 이유와 목적이 잘 갖춰져 있었다.
그래도 나의 주관적인 생각에서 주로 진행이 되었기에 VoC를 수집할 필요가 있었다. 이사님께 고객 데이터를 요청해도 작은 회사인지라 고객의 문의사항을 따로 수집하는 기능은 없었고 더군다나 UT 데이터도 없었다. 그래서 나는 인스 DM으로 50명의 인플루언서들에게 멀티링크 사용현황에 대해 질문했다. 1명의 인플루언서에게 답이 왔고 그 답을 통해 디자인 우선순위를 정할 수 있었다.
디자인이 이뻐야 한다는 다소 추상적인 문장은 유저의 니즈가 담겨 있다. 과거에 사용한 서비스의 이쁘지 않은 디자인과 현재 사용하고 있는 서비스의 이쁜 디자인을 비교해보면 이쁜 디자인과 그렇지 못한 디자인의 차이를 알 수 있다. 이 방법을 통해 멀티링크에서 상품의 이미지를 크고 시원하게 보여주는 것이 이쁘다고 생각한다는 것을 추론할 수 있었다.
이렇게 인턴 업무를 마치고 보니 사수가 있는 더 큰 기업으로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 큰 물에서 놀기 위한 준비
개인의 역량을 보여줄 수 있는 경험은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취업 전 가장 큰 목표는 넥스터즈 경험을 쌓는 것이다. 단기 목표로는 타인에이아이 회사의 취업이다. 끝나자마자 JD 분석과 개인프로젝트를 준비한다니 너무 설렌다.
한 달 인턴을 고민중인 사람이라면
한 달 인턴은 회사마다 어떤 일을 하는지 명확하게 나뉘기 때문에 어떤 회사인지 잘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가능하면 신청하기 전에 회사의 사이트에 들어가서 사업의 방향성을 보고 내가 진행할 프로젝틀르 유추해보길 권한다. 또한 대면과 비대면으로 작업 방식이 나뉘는데 나는 유일한 비대면 회사였다. 비대면 근로자로서 대면을 추천한다. 비대면으로는 회사의 분위기를 파악하기 어렵고 동료와의 소통도 단절된다. 비대면의 큰 단점은 휴식 공간인 집에서 집중해서 근로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래나 저래나 짧고 굵은 실무 경험이기 때문에 캠프 직후 누구나 가지게 되는 공백기를 이 한 달 인턴 경험으로 대체하는 것은 좋다고 생각한다. 특히나 공부를 하면서 돈을 벌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만약 국취제가 끝나지 않은 사람이라면 더욱더 좋다. 한 달 인턴으로 출석부를 인증할 수만 있다면, 인턴 기간을 취업으로 인정하지 않고 단순 일경험으로 처리하여 그 뒤로도 계속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추가적으로 아쉬운점 3가지를 작성했으니 고민에 도움이 되면 좋겠다.
업무 중 아쉬웠던 점 3가지
1. 디자인의 기준이 없었다.
사수가 계시지 않은 회사였고 그렇기에 개발자분들이 디자인까지 도맡아서 하고 계셨다. 심지어 내 디자인이 적용되기까지 시간이 오래걸려서 인턴 마지막날까지도 적용 화면은 보지 못했다. 이 디자인이 개선된 상태인지 후퇴된 상태인지 조차 파악할 수 없었다. 피드백을 오롯이 개발관점으로만 받았고 사수가 없다는 점이 아쉬웠다. 그렇다고 개발적인 지식이 많이 생긴것도 아니었다... 사수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는 한 달이었다.
2. 재택근무의 한계를 느꼈다.
내 성격에 사람을 대면하며 근무해야 힘이 난다. 하지만 침대와 먹을거리가 눈앞에 아른거리는 집에서 재택근무를 진행하다보니 많은 시간을 집중하지 못하고 휘발시켜버렸다. 조금 거리가 있더라도 출퇴근이 내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출근이 힘들어도 나름 긍정적으로 생각할거리다.
3. 너무나 바쁜 소규모 팀이었다.
이사님과 몇 명의 팀으로 구성되어 쇼츠샵 서비스를 구축하고 계셨는데 너무 MVP단계에서 빠르게 개발하시다보니 인턴에 신경쓸 틈이 많이 없으셨다. 회의가 미뤄지거나 내 작업물을 자세히 보지 못하시고 재차 여쭤보시는 일이 많았다.
모두 건강한 걱정을 하고 실천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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