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찌든내 털어버리기-토요일
토요일 오전부터 일찍 카페에서 인터뷰 내용을 먼저 정리했다. 그렇게 일찍부터 인터뷰 내용을 정리한 이유는 오후 해가 지는 시간대에 중앙공원에 가기 위해서였다. 4시에 카페에 나와서 파리바게트로 갔다. 소금빵과 치즈빵? 피자빵과 약 250ml쯤 되는 중간 사이즈의 팩 우유를 사고 중앙공원으로 향했다.
9월 말인데도 불구하고 쨍쨍하고 뜨거운 햇빛 때문에 가는 동안 열기를 견디지 못하고 땀을 흘렸다. 해가 떠있는 시간에 중앙공원을 가는 일은 처음이라 설레고 기대되었다. 문득 쿠팡 알바를 할 때가 떠올랐다. 야간 알바로 했던 만큼 밤 생활을 정말 길게 했다. 그만 둘 적에 오랜만에 햇살에 비친 세상을 보았을 때, 낮의 세상이 그렇게 이쁜 줄 깨달았다. 중앙공원은 내가 기대했던 것 이상이었다.
손자와 강아지를 풀어놓고 같이 뛰어 다니는 할머니, 막 걸음마를 뗀 아기를 데리고 나와 산책하는 신입 엄마, 자전거 레이싱을 하는 초등 선수들이 공원 주변을 둘러싼 아파트를 뛰쳐나와 중앙공원에 한 데 모여있었다.
생각보다 뜨거운 해를 피해 그늘진 벤치를 찾는 사람들이 많았다. 나도 그늘진 벤치를 찾아 20분 가량을 떠돌았다. 시원한 곳에서 빵을 먹고 싶었다. 내가 지나가는 동안 내 바로 앞에서 벤치를 떠나는 사람이 보였고 나는 즉시 그 자리를 차지했다. 첫번째 빵으로 피자빵을 골랐다. 비닐을 뜯는 동안 옆에서 한 대의 유모차와 어머니로 보이는 사람과 그 옆에는 아장 아장 애기가 있었다.
그 아기는 내가 빵을 먹는 모습을 집중해서 뚫어져라 쳐다봤다. 어찌나 집중하던지 미간에는 주름이 졌다. 부담스러운 시선을 즐기며 1시간 30분 정도 멍을 때리다가 집으로 갔다.
집으로 갔다가 다시 부천 중앙 공원으로 왔다. 해가 지고 난 뒤 공원은 런닝 트랙으로 사람이 붐빈다. 나 또한 런닝을 좋아하기에 왕복 1시간 30분 거리를 기어나왔다. 같이 일하는 세진님이 10KM를 약 47분에 뛰신다길래 나도 도전해보고 싶어졌다. 런닝머신으로 11km를 달린적은 있지만, 너무 오래된 기억이고 시간조차 기억이 나지 않는다.
트랙에서 다시 도전해보고자 해가 지고 도전 시작.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10km 기록은 아니다. 거의 다 도착했을 즈음에 남은 거리를 확인하고자 폰을 켜는 순간 삼성헬스가 업데이트한다며 기록이 중단되었다.
하지만, 뭐 어째 싶은 마음으로 남은 거리를 마저 달렸다. 200m를 남겨두고 9.8km달렸을 때의 기록은 58분... 세진님과 10분이나 차이가 나는 기록이다. 그래도 10km를 도전해서 정말 끝까지 완주했다는 것에 큰 뿌듯함이 있었다. 물론 일요일날 일어날 때 온 몸이 무너져내리는 것 같았지만 앞으로 더 단단해져서 10km 를 40분대에 완주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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